"친구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어요."
 
지난 4일 늦은 밤 울산의 한 다문화가정에서 A(10) 군이 경찰관들에게 "잘못했다"며 울먹였다. 이날 오후 9시 30분께 울산시 남구 한 골프연습장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터였다. 골프연습장 CCTV에는 A 군이 현관 앞에 놓인 자전거를 들고 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A 군이 자신의 집과 불과 200m 떨어진 골프연습장을 지나다가 어린 마음에 그만 자전거를 몰래 가져갔던 것. 

출동 경찰관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빠와 엄마한테 자전거를 사달라고 하지 못한다"는 소년의 말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피해자도 처벌을 원치 않았다.

"어린이날이 코앞인데…." 경찰관들이 A 군 이야기를 나누다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십시일반 돈을 모아 A 군에게 자전거를 선물하자는 이야기였다.

삼산지구대 이상현 경위는 "절도는 분명 잘못이지만, 아이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착한 소년'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A 군이 이번 일로 상처받기보다 더욱 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와 위로를 담은 두 발 자전거를 선물했다"고 말했다.

A 군의 어머니는 이 경위의 전화를 받고 "감사하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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