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에는 조선업종을 위주로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러나 동구에는 변변한 변호사 사무실 하나 없을 정도로 근로자들의 법적 권리구제를 위한 제반환경이 너무 열악한 실정입니다.
이 때문인지, 동구청은 노동계의 지지로 당선된 김종훈 구청장이 들어서면서 비정규직지원센터를 설치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일각에서는 노동기관도 아닌 구청이 특정 노동사안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며 시비를 걸기도 했죠. 김 구청장이 옛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적 색깔론으로 공격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뿐만아니라 이 같은 문제제기는 동구의 사정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동구지역에만 비정규직이 2만~3만명 가까이 되고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죠. 동구민이 14만명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가정에 한 명 정도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볼 때 선출직인 구청장이 비정규직 문제를 신경쓰지 않는다면 오히려 직무유기로 볼 수 있겠죠? ㅎㅎ
자치행정도 진화해야 합니다. 멀쩡한 도로 깔고 또 깔고, 주차단속이나 하는 게 행정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은 버려야 합니다. 구민의 현실을 잘 파악해 맞춤형 행정을 펴라고 구청장을 투표로 뽑는 게 아닐까요?
어쨌든 동구비정규직센터가 지난 2월 말 설치된 이후 일하시는 분들이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라며, 힘내시라고 응원의 기사 써봅니다. 4월 16일자 기사예요. ~
동구비정규직지원세터장 정후택+상담실장 김영균씨
철저한 비밀보장 원칙 차별해소 주력
북구 이어 2번째 개소... 한달새 50건 상담
업체 인식개선+근로자 문제해결 의지 당부
사진설명 - 울산 동구비정규직센터 정후택(왼쪽) 센터장과 김영균 상담실장.
붉은띠는 풀었지만, 마음은 ‘아스팔트 농사꾼’(시위대를 빗댄 은어)이다.
울산 동구비정규직지원센터내 정후택(43) 센터장과 김영균(50) 상담실장은 “아직은 생소한 공직사회에 적응 중”이다. 이들은 20년 가까이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있다 올 들어 센터 상담원이 됐다.
지난 13일 동구청 4층 비정규직센터에서 만난 김 실장은 “평소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거리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옷차림 하나, 마음가짐 하나 신경쓰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동구청은 지난 2월 말 청사 4층에 비정규직지원센터를 차리면서 이들 2명을 상담원으로 고용했다. “비정규직 문제가 더 이상 남 이야기가 아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울산에서는 북구에 이어 두번째다.
비정규직 근로는 고용의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시간제 근로자, 파견 용역 등을 말한다. 노동계는 전국적으로 비정규직이 8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 동구에만 2만~3만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족 중 한 명은 비정규직으로 봐도 무방하다(정 센터장)”는 얘기다.
정 센터장은 “동구에는 변변한 변호사 사무실 하나 없을 정도로,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하소연할 곳을 찾기 힘들다”며 “비정규직 지원센터 설치는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나온 시대적 요구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은 ‘차별’이다. 지난달 22일 동구청이 발표한 비정규직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비정규직 800여명 중 상당수가 임금과 노동강도 등에서 심각한 차별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더 힘든 일을 하고도 보수는 적게 받거나 일하다 다쳐도 산재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김 실장)”는 것이다.
비정규직센터 설치 이후 현재까지 상담건수는 50건 정도. 근로자들 사이에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비정규직 문제를 무조건 덮고 가려는 업체의 사고방식도 문제지만, 근로자들에게 뿌리깊게 베인 두려움부터 해소하는 게 먼저다.
그래서 비정규직 지원센터의 제1원칙은 ‘철저한 비밀 보장’이다.
김 실장은 “대다수 상담신청을 하는 근로자들이 말이 새어나가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 매우 불안해한다”며 “심지어 산재 문제로 전화상담을 하면서 (회사에) 도청되는 것 아니냐며 우리를 믿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비정규직센터에는 회사에 떠밀려, 같은 노동자에게 떠밀려 더 이상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우리 역할은 문제해결보다도 일차적으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근로자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는 의지를 키워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구비정규직센터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법률지원, 상담, 직장내 성희롱 예방, 취업정보 제공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이른 바 맞춤형 상담 방식이다. 업무시간 때문에 오기 힘든 근로자를 고려해 야간상담도 하고 있다. 문의 ☎209-3975~6. 권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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